
흑백요리사로 뜬 '만찢남 셰프', 홍콩을 홀리다! K-콘텐츠가 K-푸드의 영토를 확장하다.
단 몇 시간 만에 전석 매진. 한식 셰프의 해외 팝업 레스토랑 소식에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단 몇 시간 만에 전석 매진. 한식 셰프의 해외 팝업 레스토랑 소식에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를 통해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셰프'라는 별명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조광효 셰프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홍콩 팝업 디너(7월 4일~6일)는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마감됐고, 현지의 열띤 요청에 7월 한 달간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이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는 단순히 한 스타 셰프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넘어, K-콘텐츠의 막강한 파급력이 어떻게 K-푸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과거 한식의 세계화가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모션이나 미쉐린 스타와 같은 전통적 권위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탄생한 '콘텐츠 IP(지식재산권)'가 직접 소비자를 움직이고 시장을 만들어내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콘텐츠 파워'를 등에 업고, 국경을 넘다

조광효 셰프는 흑백요리사에서 만화책에서 영감을 받은 기발하고 완성도 높은 요리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의 서울 레스토랑인 '조광 101', '조광 201'은 이미 국내에서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하는 인기 업소로 자리매김하며, 콘텐츠의 힘이 실제 오프라인 비즈니스로 직결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홍콩 진출은 그 성공 방정식의 '글로벌 확장판'이다.
홍콩의 레스토랑 '혼족코(Honjokko)'에서 선보이는 그의 메뉴는 단순한 음식 제공이 아닌, '바이럴(입소문) 콘텐츠의 실물 체험'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는다.
대표 메뉴인 동파육(278홍콩달러)과 사천식 마파두부 볶음밥(188홍콩달러)은 이미 SNS를 통해 수많은 '인증샷'을 유발한 '킬러 콘텐츠'다. 여기에 오이무침(98홍콩달러), 땅콩소스를 곁들인 냉채(148홍콩달러), 성게알 돌솥밥(288홍콩달러) 등 조 셰프의 개성이 담긴 메뉴들이 라인업을 강화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디저트 메뉴인 '꽃빵과 두부크림(108홍콩달러)'이다. 설탕으로 코팅한 바삭한 튀김 꽃빵 안에 수제 두부크림을 채운 이 메뉴는, 그의 '만찢남 셰프'라는 별명에 걸맞은 창의성과 스토리텔링이 담겨있다. 이는 음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서 소비자와 교감하려는 그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운 성공 공식의 탄생
K-셰프, K-콘텐츠를 무기로 세계로

조광효 셰프의 사례는 국내 외식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제 셰프는 단순히 주방에서 요리만 잘하는 기술자를 넘어, 자신의 철학과 스토리를 콘텐츠로 만들고 이를 통해 팬덤을 구축하는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K-드라마와 K-팝이 그랬던 것처럼, 잘 만들어진 '셰프 IP'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세계인의 지갑을 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정부나 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콘텐츠 파워와 실력만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낸 이번 사례는 국내의 잠재력 있는 수많은 셰프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성공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K-콘텐츠의 황금기가 K-푸드의 새로운 부흥기로 이어지고 있다. 제2, 제3의 조광효 셰프가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날이 머지않았다. 업계 전체가 이 새로운 흐름에 주목하고, '콘텐츠로서의 K-푸드'의 가치를 극대화할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