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수제맥주 혁명: 한국의 기회
우리가 '곰표', '말표'를 외치며 편의점 4캔 만원 경쟁에만 몰두하는 사이, 옆 나라 중국에서는 수제맥주 시장의 판이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 맥주는 칭따오 아니야?"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면, 당신의 사업은 이미 뒤처지고 있는 겁니다.
‘아재’들의 술? 아니, ‘그녀’들의 술! 중국 맥주 시장의 지각변동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5년간 중국 수제맥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여성 소비자' 덕분입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중국에서는 지금 ‘그녀의 경제(She-economy)’가 수제맥주 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맥주의 씁쓸한 맛과 높은 도수에 질린 여성들이 ‘과일 맛 저도수 수제맥주’에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겁니다. 샤오홍슈(중국의 인스타그램)에는 관련 게시물이 5만 개가 넘고, 화제성은 100만을 돌파했습니다. 베이징의 마트와 주류 매장에서는 과일 맛 수제맥주가 가장 잘 보이는 ‘C위(센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맥주의 주 소비층이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한 90년대생 워킹맘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들 숙제 봐주고 나서 달콤한 과일 맥주 한잔 마시면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맛있는 건 보름에 한 번씩은 꼭 다시 사요." 또 다른 소비자는 "예쁜 패키지를 보면 일단 한번 사보고 싶어져요"라고 말합니다.
맛, 디자인, 스토리. 이 세 가지가 중국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키워드입니다.
중국은 어떻게 ‘그녀’들의 마음을 훔쳤나?
중국 기업들은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영리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들의 전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첫째, 목표 고객을 명확히 했습니다.
‘25세에서 35세 사이의 젊은 여성.’ 이들을 핵심 타겟으로 잡고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심지어 ‘빙탕후루(중국식 탕후루) 맛 수제맥주’까지 출시하며 젊은 여성들의 트렌드를 정확히 저격했습니다. 한 맥주 유통업체는 자사 수제맥주 매출의 60% 이상이 과일 맛 맥주일 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죠.
둘째, '기분 좋은 취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술'을 판 게 아닙니다. '알코올'이 아니라 '경험'을 팔았습니다. 낮은 도수와 달콤한 과일 향으로 "취하고 싶진 않지만, 기분 좋은 알딸딸함은 느끼고 싶은" 여성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고들었습니다.
셋째, 압도적인 생산 기술과 공급망으로 차별화했습니다.

"과일 맛 맥주, 그거 우리도 만들 수 있어."라고 쉽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독일의 자동화 생산 라인을 도입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디지털 시스템으로 주문 후 4시간 만에 대응하고, 재고 회전율은 업계 평균의 2배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특정 지역 한정판 맛 같은 개성 있는 소량 주문부터 대량 생산까지 모두 가능한 ‘유연한 공급망’을 갖췄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수제맥주, 이제 ‘중국’이라는 기회의 땅을 보라
자, 이제 우리 현실을 돌아봅시다. 우리나라 수제맥주 시장, 어떻습니까? 한때의 열풍은 식었고, 너도나도 비슷한 IPA에 캐릭터 콜라보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차별점 없는 제품들 속에서 출혈 경쟁만 계속할 겁니까?
이제 시선을 중국으로 돌려야 합니다. 중국은 더 이상 우리에게 위협이 아니라, 엄청난 기회의 땅입니다.
중국 식품산업 분석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 수제맥주 시장은 이제 다양한 맛과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2.0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는 곧,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으며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수제맥주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합니다.

‘누구에게 팔 것인가?’를 명확히 하라: 막연히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의 '20대 여성', '육아에 지친 30대 워킹맘'처럼 타겟을 뾰족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디자인에 열광하는지 철저히 분석하십시오.
'맛'을 넘어 '경험'을 팔아라: K-드라마에 나오는 '치맥' 문화를 스토리로 입히거나, 한국의 특색 있는 과일(예: 제주 감귤, 고창 복분자)을 활용한 독창적인 맛을 개발하십시오.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대륙의 스케일’에 맞는 공급망 전략을 짜라: 처음부터 거대한 생산 라인을 갖출 순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유연한 생산 및 유통 파트너를 찾아 빠르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사장님들, 14억 인구의 절반, 약 7억 명의 여성이 우리의 잠재 고객입니다. 그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지금 당장 중국 시장에 대한 스터디를 시작하십시오.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