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시장까지 넘보는 중국,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 와인 시대가 온다

와인 시장까지 넘보는 중국,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 와인 시대가 온다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6월 24일
수정일: 2025년 6월 25일
"손님, 어떤 와인 찾으세요?"

"음... 샤토 마고나 로마네 콩티 같은 거 말고, 요즘 뜨는 '닝샤' 와인 있나요!"

머지않아 한국의 와인 가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가 될지도 모릅니다. 에이, 설마 싶으신가요 하지만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중국이 이제 '와인'까지 넘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무서운 기세로 말이죠.

중국이 어떤 민족입니까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해내는 민족 아닙니까 '짝퉁'이나 만들던 나라라고 비웃던 시절은 이미 옛날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기술, 자본, 그리고 국가적인 지원까지 등에 업고 세계 시장을 하나씩 장악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이제는 와인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 와인에 눈을 뜨다 단순한 술이 아닌 '산업'으로 접근

(Photo: Markus Winkler / Unsplash)

중국은 와인을 단순히 마시는 술로 보지 않습니다. 미래를 책임질 거대한 '산업'으로 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닝샤, 신장, 간쑤, 윈난 등 낯선 이름의 지역들이 새로운 와인 산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단순한 포도밭이 아닙니다. 와인 생산을 중심으로 교육, 문화, 관광, 레저, 헬스케어까지 결합한 거대한 '와인 클러스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닝샤 허란산 동쪽 기슭에는 이미 세계적인 와인 기업들이 앞다투어 투자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거대 와인 그룹인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츠(TWE)'는 무려 1억 3천만 위안(약 240억 원)을 투자해 닝샤의 와이너리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라피트, 페르노리카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중국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이는 중국이 더 이상 잠재적인 와인 소비 시장이 아니라, 직접 와인을 생산하고 전 세계에 팔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입니다.

'Z세대'를 저격하라 '힙'하고 '트렌디'한 와인으로 승부수

(Photo: Marie-Michèle Bouchard / Unsplash)
(Photo: Marie-Michèle Bouchard / Unsplash)

중국 와인 산업의 진짜 무서운 점은 바로 '혁신'입니다.

와인은 어렵고, 격식을 차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있습니다.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힙'하고 '트렌디'한 와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저도수, 미니 사이즈 오늘은 딱 한 잔만 하고 싶은데...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7% 정도의 저도수 스파클링 와인, 187ml 미니 사이즈 와인 등을 출시했습니다. 캠핑 가서 가볍게 즐기거나, 퇴근 후 혼술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달콤한 맛, 화려한 디자인 씁쓸하고 떫은맛의 와인만 있는 게 아닙니다.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춘 세미 스위트, 스위트 와인을 개발하고, SNS에 자랑하고 싶게 만드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무알코올' 와인 술은 못 마시지만 분위기는 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무알코올 와인'까지 출시하며 틈새시장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 중국 온라인 와인 시장에서 화이트 와인, 세미 스위트 와인, 스위트 와인의 매출은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가성비'와 '스토리'를 입히다

(Photo: Kelsey Knight / Unsplash)
(Photo: Kelsey Knight / Unsplash)

물론 중국 와인 시장도 어려움은 있습니다. 수입 와인의 공세와 경기 침체로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바로 '가성비'와 '스토리'입니다.

과거 일부 와이너리가 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고급 와인 생산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50~100위안(약 9천 원~1만 8천 원) 가격대의 '가성비' 좋은 데일리 와인을 대거 출시하며 대중의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또한, 허란산에 잔을 부딪치다, 옌타이, 세계를 취하게 하다와 같은 감성적인 슬로건을 내걸고, 와인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스토리'를 입히고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술'을 파는 것을 넘어, '경험'과 '문화'를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 시장, 강 건너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

에이, 그래도 와인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지. 이렇게 안일하게 생각하다간 큰코다칩니다. 중국 와인은 이미 세계 유수의 와인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디한 감각, 그리고 무서운 생산력을 무기로 전 세계 와인 시장을 뒤흔들 것입니다.

우리도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언제까지 와인은 서양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겁니까 중국의 이러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우리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한국 음식과의 페어링, 우리만의 스토리를 담은 와인 개발 등 차별화된 전략이 시급합니다.

중국의 굴기는 이제 와인 산업까지 뻗어오고 있습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와인이 당신의 저녁 식탁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