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없으면 안 가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메뉴

"무알코올 없으면 안 가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메뉴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6월 24일
수정일: 2025년 6월 25일

메뉴판 가장 구석자리에 '무알코올 맥주' 딱 한 종류, 구색 맞추기로 두고 계시진 않습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찾는 사람만 가끔 찾으니까"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을 겁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제 정신이 번쩍 들 만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NIQ는 2025년, 무알코올 맥주의 판매량이 전통적인 '에일(Ale)' 맥주를 사상 최초로 추월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음료 하나가 뜨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취하기 위해 마시던' 시대가 저물고, 고객의 음주 문화와 시장의 판 자체가 근본부터 뒤바뀌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탄입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서
'자신감 있는 라이프스타일'로

과거 무알코올 맥주는 임산부나 술을 절대 마시면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한 '대체재' 혹은 '2군 선수' 취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2년 연속 2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가 그 증거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있습니다. 건강, 자기 관리,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의식적으로 알코올 섭취를 '조절'하려는 사람들. 이들은 술을 끊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취하고 싶지 않아", "내일 중요한 미팅이 있으니 가볍게 즐길래"라며 주체적으로 무알코올을 선택합니다. 이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타협'이 아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자신감 있는 선택'이 된 것입니다.

이 흐름에 올라탄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닙니다.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등 글로벌 맥주 공룡들은 '0.0' 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펩시콜라의 투자를 받은 애슬레틱 브루잉 같은 무알코올 전문 브루어리까지 등장하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제 무알코올 맥주는 '맛없는 음료'가 아니라, 라거, IPA 등 진짜 맥주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다채로운 풍미를 자랑하는 하나의 완벽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신의 가게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 우리 외식업 사장님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혹시 아직도 무알코올 음료를 '비주류 메뉴' 혹은 '매출에 도움 안 되는 메뉴'로 취급하고 있진 않으십니까? 그랬다간 큰코다칩니다.

첫째, '구색 맞추기'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메뉴판 구석에 먼지 쌓인 채 방치된 무알코올 맥주 한 병으로는, 이 새로운 고객들을 절대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이제 고객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원합니다. "저희 가게는 청량한 라거 스타일, 쌉쌀한 IPA 스타일의 무알코올 맥주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무알코올을 '새로운 매출 동력'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NIQ 데이터에 따르면, 무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20~30%가량 비싸게 팔리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은 낮습니다. '건강'과 '풍미'라는 가치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입니다. 이는 객단가를 높일 절호의 기회입니다.

셋째, 적극적인 '푸드 페어링'을 제안해야 합니다.

"저희 가게의 매콤한 닭갈비는 쌉쌀한 무알코올 IPA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안할 때, 무알코올 음료는 단순한 '음료수'를 넘어 가게의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무알코올 음료를 메뉴에 갖추지 않는 것은, 단순히 '술 못 마시는 손님' 한 명을 놓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트렌디하고, 가장 지갑 열 준비가 되어 있으며, 자신의 선택에 자부심을 느끼는 '새로운 핵심 고객층' 전체를 걷어차는 행위와 같습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 무알코올 시장의 독보적인 질주가 이미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