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딛고 '역대 최고 매출' 찍은 일본 식당 사장: 5천만엔 수업료 내고 깨달은 '이것'

코로나 위기 딛고 '역대 최고 매출' 찍은 일본 식당 사장: 5천만엔 수업료 내고 깨달은 '이것'

FBK 편집부
작성일: 2025년 6월 19일
수정일: 2025년 6월 23일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외식업계에 잊을 수 없는 시련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체질을 개선해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한 곳이 있다면? 일본 후쿠오카의 유명 이자카야 '우오토코(魚男)'를 운영하며 외식업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모리 토모노리(森智範) 사장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코로나 시국에 5천만엔(약 5억원)이라는 막대한 '수업료'를 치르며 쓰라린 실패를 맛봤지만,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으로 가게를 완전히 탈바꿈시켜 대성공을 거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의 경험담을 통해 외식업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1. 17년 성업의 '우오토코', 그리고 업계의 '귀재'

일본 후쿠오카의 번화가 하카타 지역에 위치한 '우오토코(魚男, 피쉬맨)'는 단순한 선술집을 넘어선 하나의 '현상'이다. 17년째 성업 중인 이 26평(약 86㎡) 규모의 이자카야 중심에는 오너이자 외식업계에서 '귀재'로 불리는 모리 토모노리 사장이 있다.

모리 사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자신의 가게 운영은 물론, 일본 전역의 대기업부터 개인 가게까지 다양한 외식업체의 신규 브랜드 개발과 컨설팅을 병행해왔다. 한국의 '골목식당' 프로그램과 유사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그의 기획력과 수완은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었다.

2. 예상치 못한 위기, 그리고 뼈아픈 '수업료'

코로나가 가져온 충격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은 그에게도 예외 없이 큰 충격을 안겨줬다. 처음에는 '몇 달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거리에서 사람이 사라지자 가게 문을 열어두는 것조차 의미가 없어졌다.

배달이나 고스트 키친 등 할 수 있는 시도는 모두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직원들 월급은 꼬박꼬박 챙겨줬지만, 가게 운영 자체가 막막한 상황이었다.

5천만엔의 뼈아픈 실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모리 사장은 외식업계의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을 찾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했던 '외식업 전문 펀드' 조성 프로젝트에서 큰 실패를 맛본다.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들을 고용하며 총 5천만엔(약 5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사업은 제대로 시작조차 못하고 좌초됐다.

"돌이켜보면 가장 큰 패인은 '전문가'들의 말에 너무 휘둘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도 '원래 그런 세계인가 보다' 하며 따랐던 결정들이 결국 화를 불렀죠."

그는 이 실패를 "꽃은커녕 싹도 틔우지 못한 채 끝났다"며 "엄청나게 비싼 수업료였다"고 씁쓸하게 회상했다.

3. 위기 속 깨달음: "내가 가고 싶은 가게인가?"

자기 성찰의 시간

코로나 위기와 펀드 실패를 겪으며 모리 사장은 자신의 가게 '우오토코'를 돌아보게 됐다. 그는 솔직하게 고백한다.

"사실 그때의 우오토코는 '내가 가고 싶은 가게'는 아니었어요. 손님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요소를 보여줄까 하는 '반짝임'에만 치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잃고 있었죠. 인재 육성에도 실패했고요."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다

이때 그의 머릿속을 스친 것은 프랑스 요리의 거장 미셸 게라르(Michel Guérard)와 그의 제자이자 자신의 스승인 이시나베 사토루(石鍋裕) 셰프의 가르침이었다.

이들은 이미 70년 전부터 "먹으면 건강해지는 요리", 즉 '웰빙(Well-being)'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시나베 셰프는 "우리는 아픈 사람이 아닌, 아프지 않은 사람들의 의사"라고 말하곤 했다.

50대에 접어들며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 모리 사장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그리고 결심했다. 가게의 방향을 '먹으면 건강해지는 식사', 즉 '웰빙'으로 완전히 바꾸자고.

4. '웰빙'으로의 대전환, 그리고 역대 최고 매출

쉽지 않았던 변화의 과정

새로운 방향을 결정했지만, 변화는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기존 직원들이 새로운 콘셉트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전문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등 인재 육성에 힘썼다.

메뉴의 완전한 변화

메뉴도 완전히 바꿨다. 기존 우오토코의 인기 메뉴였던 '니쿠자가(일본식 감자조림)' 같은 음식은 형태만 남기고 레시피를 건강 식단에 맞게 개선했다.

맛의 기본 방향인 '하카타의 맛있는 이자카야'는 유지하되, 식재료나 조리법에 '먹으면 건강해지는' 요소를 더했다.

눈부신 성과

이런 노력은 2023년 초 코로나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변화를 마친 '새로운 우오토코'는 손님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26평의 작은 공간에서 월평균 2,200만엔(약 2억원)이라는 놀라운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17년 가게 운영 역사상 '역대 최고 매출'이었다.

그는 이제 확신에 차서 말한다. "건강 콘셉트, 돈 됩니다."

5. 웰빙의 확장: 새로운 도전들

모리 사장의 '웰빙'에 대한 탐구는 우오토코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이 콘셉트를 확장하여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신개념 소바집 '사라시나 텐코'

아사쿠사에 문을 연 이 소바집은 50년 경력의 소바 장인과 협력하여 만들었다. 단순한 소바집이 아닌, 완전 글루텐 프리 소바, 보양식 같은 깊은 국물의 소바 등 '먹으면 건강해지는' 요소를 접목했다.

젊은 세대에게 '소바집은 멋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웰빙' 푸드 프로듀서로의 변신

그는 이제 자신을 '식(食)을 통한 웰빙 프로듀서'라고 소개한다. 대기업 구내식당에 메디컬 체크와 연계한 건강 식단을 제공하고, 집에서도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냉동·상온 간편식을 개발하고 있다.

건강 식재료와 조리 도구를 모아놓은 셀렉트 샵, 자체 개발 건강기능식품까지 구상하고 있다.

전국구 웰빙 이자카야 확장

삿포로, 도쿄, 후나바시 등 일본 전역에 '먹으면 건강해지는 이자카야' 콘셉트의 가게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55세인 지금, 그는 이 '웰빙'을 통한 식(食) 산업의 변화를 자신의 마지막 일로 여기고 매진하고 있다.

6. 한국 외식업계에 던지는 메시지

핵심 성공 요인 5가지

모리 사장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에서 한국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배울 수 있는 핵심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 것 잘 되던 가게라도 '내가 가고 싶은 가게인가?'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야 한다. 시대의 변화와 자신의 비전에 맞춰 과감하게 콘셉트나 메뉴를 바꿀 용기가 필요하다.

2. 실패에서 배우되, 자신의 비전을 믿을 것 남의 말이나 유행에 휩쓸려 무턱대고 투자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양한 의견을 듣되, 최종 결정은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따라야 한다.

3. '건강'은 강력한 무기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맛'을 넘어 '건강'으로 향하고 있다. 가게 콘셉트에 '먹으면 건강해지는', '웰빙' 요소를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한 '건강식'이 아닌, '맛있는데 건강하기까지 한' 음식이 성공의 열쇠다.

4.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 것 아무리 좋은 콘셉트와 메뉴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다. 직원들이 가게의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 성공의 밑거름이다.

5. 전통에 혁신을 더할 것 오래된 메뉴나 콘셉트라도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현대적인 감각과 '건강' 같은 새로운 가치를 더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에필로그: 위기는 곧 기회

모리 사장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가게의 본질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정립했다. 그리고 '웰빙'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달아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의 이야기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는 많은 외식업 사장들에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진정성 있는 변화'가 성공을 이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신의 가게는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가?

출처: Food Stadium 특별기획 "Next Chapter 경영자들의 미래도"